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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우리말 바로 쓰기] 가능성, 가능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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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참글 작성일17-09-15 17:19 조회6,133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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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과 북이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.

‘가능성’은 방송이나 신문 기자들이 심심찮게 쓰는 말이다. 현실을 파악해 미래를 예측해 보는 언론의 특성상 자주 쓸 수밖에 없겠지만, 그 쓰임새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. ‘가능(可能)’이란 단어는  ‘~을 할 수 있음. ~이 될 수 있음’을 뜻하는 명사로서 앞에 동사나 형용사가 있으면 전혀 쓸 필요가 없는 한자어다. 예를 들어, ‘남과 북이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’는 문장은 짧은 문장인데도 복문으로 되어 있어 깔끔하지 못할뿐더러 ‘가능성’이라는 단어로 먹물 냄새를 풍긴다. ‘남과 북이 대화할 수 있다’라고 하면 그만이다. ‘물론, ‘합격할 가능성이 크다’에서처럼 풀이말이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라면 쓸 수 있다. 그러나 이때도 굳이 ‘가능성’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. ‘여지’, ‘소지’ 등으로 바꾸어 쓰면 좀 더 상황에 적합한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. 편식보다 혼식이 몸에 좋은 것과 같은 이치다.
마찬가지로 ‘가능하다’라는 풀이말도 ‘~할 수 있다’. ‘~될 수 있다’로 고쳐 쓰는 게 좋다. 그게 한결 우리말답다.
한편, ‘가능성이 크다(/작다)’와 ‘가능성이 높다(/낮다)’을 혼동해서 쓰는 경향도 심하다. 이를 쉽게 구별해 쓰는 방법이 있으니, 그것은 정확한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. 즉, 가능성을 정확한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면 ‘높다(/낮다)’로 하면 되고, 그렇지 못하면 ‘크다(/작다)’로 하면 된다. 그러나 대개는 추측이나 짐작의 뜻으로 쓰이므로 ‘가능성이 크다(/작다)’로 써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.

• 영국 중앙은행이 14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.
→ 영국 중앙은행이 14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.

• 트럼프 지지층에 균열 가능성이 있다.
→ 트럼프 지지층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.
→ 트럼프 지지층에 균열 조짐이 있다.

• "박근혜 전 대통령, 선고 이전에 '석방'될 가능성 있다"
→ 박근혜 전 대통령, 선고 이전에 '석방'될 수 있다“

• 남과 북이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.
→ 남과 북이 대화할 여지가 있다.

•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는 이때부터 가능하다.
→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는 이때부터 할 수 있다.

• 뚜벅이도 가능하다! 무박2일 강릉 완전정복
→ 뚜벅이도 할 수 있다! 무박2일 강릉 완전정복

• 평화는 튼튼한 안보 위에서 가능하다.
→ 평화는 튼튼한 안보가 있어야 이룰 수 있다.
→ 평화는 튼튼한 안보가 전제되어야 한다.

• 갭투자 활성화에 기댄 전세 매물 증가로 인해 수급이 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.
→ 갭투자 활성화에 기댄 전세 매물 증가로 수급이 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. (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때)

• 인턴 등 직장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졸업 후 취업가능성이 1.7~ 1.8%포인트 큰 것으로 분석됐다. 
→ 인턴 등 직장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졸업 후 취업 가능성이 1.7~ 1.8%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. (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할 수 있을 때)

• 히딩크의 ‘빅픽처’ 논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대표팀의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히딩크 복귀 보도로 촉발된 여론의 폭발적 반응이 빚어낸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다.
→ 히딩크의 ‘빅픽처’ 논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대표팀의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히딩크 복귀 보도로 촉발된 여론의 폭발적 반응이 빚어낸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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